정지....

랜선 폰이 결재 창으로 넘어가려는 순간 갑자기 멈춰서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이럴 경우를 대비해서 내가 다른 제2 제3의 기기들을 준비시켜놨지만 그 어떤 것도 말을 듣지 않았어요. 

그 가녀린 랜선이 파닥거리며 안간힘을 쓰듯 한걸음 한걸음 옆으로 지나가고 있던 그 몸무림을 정말 잊을 수가 없어요... 

그 옆에서 그저 두 손을 부여잡고 제발 제발을 외치는 것밖에는... 

거대한 바위를 한걸음씩 힘겹게 밀어내듯 밀리듯 멈추듯 그 힘겨움을 버티더니 갑자기 마치 신예 강호동 선수가 이만기 천하 장사를 밀어붙이듯이 한꺼번에 그 결재창을 밀어재기더이다. 

정신차리자 반백아, 

결재창이 열렸다고 끝난게 아니다

떨다가 다른거 클릭하다간 모든게 끝장이다. 

침착하게 손가락을 클릭 클릭... 

모든 약관 동의 클릭!

구매조건 확인 및 결재 동의 클릭!

드디어 넘..어..간...다...

저는 그렇게 해서 내가 원하던 모든 제품을 얻게 되었어요.

정신을 차려보니 나의 한없이 여린 랜선이 내 폰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더군요. 어쩌면 몇백명 몇천명이 달라붙어 그 좁은 창을 뚫겠다고 아우성 이였을 텐데 얼마나 힘이 들었을까요... 

원하던 것을 구매 못하고 망연자실 정신을 잃은 듯 헤헤 웃고 계셨던 라빠님,

시도도 못하고 회원가입하다 놓치신 라빠님,

겨우 결재창까지 가서 실패하신 라빠님,

자신이 라빠인지도 모르고 라빠님들 무시해서 죄송하다고 장문을 남기신 신입 라빠님 등..

다들 많은 사연을 가지고 라온님 피드에 모여 우리만의 축제의 날 서로 위로하며 축하하며 계셨어요. 

오늘은 저의 빠데이 제품들이 오고 있습니다.

옷이 오면 이쁘게 입고 후기 남기려 했는데 그 벨트제작이 필요한 코트도 내 주문에 있었던지라 2탄이 늦어졌어요.

이 모든 공을 바로 나의 랜선에게 돌리며

후기 사진은 랜선의 마지막의 포효 하는 사진으로 대신하겠습니다 ㅎㅎㅎ